마켓인사이트 7월19일 오후 3시 43분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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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협력업체가 도산한 첫 사례가 나왔다.

STX조선해양에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회사들의 ‘도미노 붕괴’가 우려되는 등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 구성부품 제조업체인 에스티가 지난달 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5년 설립된 에스티는 대부분 매출을 STX조선해양에 의존한 회사다. STX조선해양이 지난달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에스티 외에도 경남·창원지역 협력업체 약 500곳이 STX조선해양에서 1200억원대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자금력이 약한 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STX조선 협력업체인 포스텍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선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STX그룹의 옛 계열사인 STX중공업도 이달 중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STX중공업은 STX조선해양 매출 의존도가 약 4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회사들이 협력업체에 납품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규모가 작은 협력업체일수록 자금난이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20%의 납품 단가를 낮춘 데 이어 올 들어 또다시 납품단가를 20% 낮췄다”며 “적자를 보면서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