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예상치 못해 굴욕을 맛봤던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비교적 정확한 실적 전망을 내놔 구겨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관련 보고서를 낸 7개 증권사 중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족집게처럼 정확하게 예상한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 두 곳이었다. NH투자증권(8조1400억원)과 IBK투자증권(8조4000억원)도 8조원대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놨다.

미래에셋대우와 KTB투자증권은 7조7000억원, 유진투자증권은 7조65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8조원에 못 미쳤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영업이익 규모 오차범위가 5% 미만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8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한 증권사는 유안타증권(8조원) 한 곳이었지만 실적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점차 눈높이가 상향 조정되면서 대다수 증권사가 실제 성적에 근접했다.

앞서 올 1분기엔 증권사 실적 전망이 크게 비껴갔다. 3월에 대부분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5조원대 초·중반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1~3월)가 막을 내린 후 생각보다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6조원 이상으로 쉽게 추정치를 올리진 못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758억원에 달했다. ‘갤럭시S7’의 판매량에만 집착해 기존 부품을 사용하면서 생산 단가가 낮아지고 제품 수익성이 높아진 것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2분기 실적 개선이 확인되자 7일 삼성전자는 2.04% 오른 145만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사들은 최고 목표주가(신한금융투자, 동부증권 등)를 180만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