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7조6천억→206조9천억원으로…세계 신시장 3위
천당과 지옥 오간 지수…최고 2,834.40·최저 261.20


코스닥(KOSDAQ) 시장이 7월 1일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미국 나스닥(NASDAQ)을 벤치마킹해서 만든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옛 한국증권업협회가 운영하던 주식 장외시장에 경쟁매매 방식이 도입되면서 출발했다.

개설 초기만 해도 시가총액이 7조6천억원 수준이던 코스닥 시장은 2000년대 벤처 버블부터 최근의 코데즈컴바인 사태까지 지난 20년간 숱한 성장통을 겪은 끝에 몸집이 27배로 불어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206조원으로 개설 초기(7조6천억원)보다 2천610.53% 증가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개설 당시 벤치마킹 대상이던 미국 나스닥과 중국 선전시장 창업판(차이넥스트·Chi-Next)에 이어 세계 신시장에서 3위 규모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초기에는 23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조4천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4월 22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7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수는 2007년 10월 1천 곳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29일 현재 1천168개가 됐다.

작년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사는 총 122곳으로 2002년(153곳) 이후 최대였다.

이는 해외 주요 신시장 가운데 나스닥(275곳)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작년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임직원은 총 25만7천404명으로, 시장 개설 당시(7만6천577명)의 3.4배 수준으로 늘었다.

1990년 IT 벤처 붐에 힘입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코스닥은 2000년 3월 10일 지수가 2,834.40으로 역대 최고로 치솟았으나 이후 IT 불황으로 거품이 터지자 그해 말 525.80으로 추락했다.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지수는 2008년 261.20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한동안 500∼600포인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수는 작년 4월 17일 다시 700포인트를 넘어섰고, 최근 5년간에는 누적 수익률 44.5%를 기록했다.

특히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문화기술(CT) 업종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2012년부터 4년간 107.4%의 높은 누적수익률을 보였다.

질적인 변화도 있었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은 부품, 장비 등 제조업 위주에서 바이오, 디지털콘텐츠 등 신성장사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1999년만 해도 시총 상위 5위권에는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하나로통신,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달 29일 현재는 셀트리온, 카카오, 동서, CJ E&M, 메디톡스 등이 자리를 꿰찼다.

시장 개설 이후 코스닥 기업은 총 47조9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자금조달액은 3조원으로, 아직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인 1998년(4천437억원)의 6.7배로 불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약 88%로 여전히 높지만 기관이나 외국인의 거래 규모도 증가 추세다.

작년 기관과 외국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1천711억원과 1천957억원으로 전년보다 58%, 67%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재무건전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작년 기준 코스닥 상장법인의 평균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규모는 10년 전보다 각각 54%, 428%, 116% 늘었다.

지난해 관리종목이나 공시위반, 횡령·배임 건수는 96건으로 최근 5년 사이 52.7% 감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적극적 시장관리로 벤처 버블 시기보다 코스닥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7월 1일 오후 2시 여의도 서울사옥에서 코스닥 시장 20주년 기념식을 연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