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4일 오후 4시26분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공제회가 올해 약 3조원을 국내 사모펀드(PEF)에 출자할 예정이다. 지난해(약 2조3000억원)보다 30%가량 늘어난 액수다.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기관투자가들이 PEF 등 대체투자 비중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연기금·공제회, PEF에 올해만 3조 투자
국민연금, PEF 출자 확대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상반기 국내 PEF에 약 8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이달 구체적인 출자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총 1조5500억원을 출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달 PEF 운용사 선정 공고를 냈다. 대형 PEF에 5000억원, 중형 PEF에 2000억원, 벤처펀드에 2500억원, 론펀드에 4000억원, 섹터펀드에 2000억원 등이다. 오는 6월 말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올 하반기에 출자사업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규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00억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자사업을 하지 않은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올해는 돈을 푼다. 하반기에 국내 PEF와 벤처캐피털(VC)에 7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1월 11개 PEF 운용사를 선정해 1500억원을 출자했다. 수출입은행은 1600억원 규모의 ‘유망서비스산업 해외진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올해 PEF 출자 규모는 총 3조원에 달한다.

해외 출자도 적극 검토

연기금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PEF 투자도 늘리는 추세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올해 해외 세컨더리 펀드에 1000억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이다. 세컨더리 펀드란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공무원연금도 해외 PEF에 1000억원가량을 넣을 계획이다. 하반기에 운용사를 선정한다.

행정공제회는 해외 PEF에 지난해의 두 배 정도인 2400억원을 출자키로 하고 운용사 모집 공고를 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의 운용자산은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투자만으로는 수익률을 올리기 어렵다”며 해외 PEF 투자를 늘리는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PEF 출자를 검토하지 않는 기관도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4000억원을 출자했기 때문에 올해는 추가 출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1200억원을 국내 PEF에 출자한 행정공제회도 올해 계획은 미정이다.

최근 정재호 전 유진투자증권 PE 대표를 신임 자금운용본부장으로 영입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PEF에 자금을 맡기는 블라인드 펀드 출자보다는 투자 건마다 검토해 돈을 넣는 프로젝트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기관투자가의 돈을 받아간 국내 PEF들의 자금 소진율이 낮은 상황에서 또 다른 PEF를 선정하기 어렵다는 게 출자를 망설이는 이유다.

이현진/이동훈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