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국내 디스플레이, '경고등' 들어오나…日 샤프, 대만 훙하이에 인수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의 샤프가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시장 변동이 불가피 해져서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의 모회사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전자기업 샤프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훙하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샤프는 출자를 포함한 약 7000억엔(약 7조7167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받아들여 훙하이 그룹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편입된 후 샤프는 부진을 겪고 있는 액정사업 등의 재건을 서두를 방침이다. 해외 기업이 일본 전자 대기업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훙하이의 자회사인 폭스콘은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위탁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훙하이의 이번 인수는 샤프의 브랜드력과 액정, 백색 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수익원을 다각화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훙하이와 샤프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샤프 재건사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샤프가 훙하이에 넘어가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구도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샤프의 브랜드와 훙하이그룹의 제조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류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샤프의) 경영난 탓에 낮췄던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될 경우 패널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관련주들의 주가 역시 훙하이그룹의 샤프 인수 소식이 전해진 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650원(2.70%) 빠진 2만3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0.77% 오름세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9인치 이상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23.4%로 1위로 집계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17.5%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