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나 사모펀드(PEF) 지분을 사고팔 수 있는 ‘세컨더리(회수)’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비상장 주식거래시장인 K-OTC 2부 시장도 새로 개설된다. 중소·벤처기업에 투입된 사모펀드 등 ‘모험자본’이 투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벤처 투자도 확산될 것이란 계산에서다.

금융위원회가 29일 발표한 2015년 업무계획 금융투자 부문에는 이 같은 내용의 ‘모험자본 회수구조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

벤처펀드, 사모펀드 등에 출자한 투자자(LP)들은 그동안 펀드 청산 시기가 임박해도 지분 팔 곳을 찾지 못해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되면 사모펀드에 돈을 넣은 LP들은 펀드 지분을 손쉽게 다른 사모펀드 등에 팔 수 있게 된다. 투자금 회수가 쉬워지면 또 다른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출자가 활발해져 ‘투자 생태계의 선순환’이 촉진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보탐색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매매정보를 한데 모은 웹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나스닥과 9개 투자은행이 공동으로 만든 거래시스템인 ‘포털 얼라이언스’를 통해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LP 지분을 거래하고 있다.

금융위는 현재 운용 중인 성장사다리펀드 내 세컨더리 펀드 등 정책자금을 활용해 LP 지분을 사들여 시장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4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를 추가로 조성한다. 지난해 조성된 펀드는 총 1275억원이었다.

또 비상장 주식거래시장인 K-OTC 2부 시장을 오는 3월 개설해 벤처투자 자금의 새로운 회수시장으로 키우기로 했다. 지난해 출범한 K-OTC 1부 시장과 달리 2부 시장에서는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모든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금융위는 또 올해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대우증권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