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17일 금리 인상 만으로 러시아 금융불안이 가라앉았다고 보기엔 힘들다고 분석했다. 금융불안의 근본 원인이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 하락 때문이어서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홍 연구원은 "연초 이후 러시아 주가는 56% 하락했고 달러 대비 루블화는 107% 상승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유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러시아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중앙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10.5%에서 17.0%로 6.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이는 올해 여섯 번째 금리 인상으로 연초 대비 11.50%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에 충격을 줘 루블화 추락을 방어하고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러시아 금융불안의 원인이 유가 급락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와 경제제재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은 근본 대책이 아니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내수 침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과 최악의 경우 자본 통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 금융기관의 러시아 대출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높기 때문에 유럽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 부담도 심해졌다"며 "이에 따라 증시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