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인 2013.44로 한 주를 마감했지만 상승폭은 점차 둔화되고 있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가면서 주식형펀드 환매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2000선 안착을 시도했다 다시 1900대로 밀린 4월과 똑같은 상황이다.

외국인 순매수 vs 펀드 환매 '2라운드'
전문가들은 5월 말 증시 향방의 핵심을 외국인 순매수와 펀드 환매의 힘 겨루기로 보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투신권을 통한 펀드 환매 물량을 넘어서면 지난 3년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단인 2050선 돌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주일 동안 2.91%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310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덕분이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외국인과 투신이 동반 매수하는 국면이었지만 지수대가 2000을 넘어선 15일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투신권은 15일 672억원, 16일에는 2695억원어치의 매물을 내놓고 있다. 이미 목표한 수익을 낸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팔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8~14일 글로벌 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로 들어간 4억달러 가운데 절반인 2억달러가 한국 투자 비중이 큰 ‘아이셰어스(iShares) MSCI 신흥국 ETF’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 환매와 관련해선 매도 물량이 나오겠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선이 넘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 주식형펀드 환매액은 2012년 하루 평균 1900억원, 2013년 1500억원, 지난 4월 900억원으로 점차 줄고 있다”며 “주식형펀드의 부진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만큼 지수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발표 예정인 5월 HSBC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이번 주 증시의 변수로 꼽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