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랠리 막차 올라타니 '조·은·건' 오르네
코스피지수가 금리 인하 효과로 상반기 중 최대 21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글로벌 경기부양책에 보조를 맞추면서 한국 증시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해소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건설 은행 증권 조선 등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경기 민감주가 코스피 상승 행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외국인이 강한 순매수를 이어가기 힘들고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하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디커플링 요인 해소

유동성 랠리 막차 올라타니 '조·은·건' 오르네
9일 코스피지수는 23포인트(1.18%) 오른 1979.45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매매(컴퓨터에 미리 입력된 투자전략대로 시장상황에 따라 일괄적으로 하는 매매)를 통해 대규모 주식을 사며 1417억원어치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1000억원 넘는 순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모두 경기부양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랠리와 따로 움직여 왔던 요인 중 하나가 해소됐다”며 “그동안 팔기만 했던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조선 등 경기 민감주 관심

이날 코스피 상승세를 이끈 것은 건설(3.35%) 증권(1.88%) 은행(1.52%)과 조선주가 포함된 운송장비(1.32%) 업종 등 1분기 실적 발표시즌에 찬밥 신세였던 경기 민감주들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로 향후 건설주의 상승탄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주는 금리 인하로 이자 비용이 줄면 자금난이 진정될 여지가 있다. 은행주는 대출금리 인하가 진정된 상황에서 수신금리가 낮아지며 예대마진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조선 자동차 철강 화학 종목도 경기개선 기대감에 상승탄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차적으로 은행 건설 증권주가 좋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중국 경기회복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조선 철강 화학도 수혜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2100 돌파 시도 나선다”

코스피지수는 상반기 중 2000포인트 돌파 뒤 최대 2100포인트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소외받았던 요인이 해소되면서 상승 여력이 생겼다”며 “뱅가드 매도 물량이 남았지만 수급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2100포인트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하를 통해 기업의 이익개선과 함께 내수시장도 함께 회복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데 의미가 있다”며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저평가주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1900~2030포인트 박스권에서 맴돌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엔화 대비 원화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회복 추세가 완연하지 않은 상황에선 금리를 인하했어도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을 포함해 각국이 돈을 풀어도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6월 말까지 뱅가드의 국내 주식 매도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외국인 순매수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김동욱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