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하던 금값마저 꺾이기 시작하자 금 관련주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까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향후 주가 흐름을 점치기 어려워졌다.

대표적 금 관련주인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14.54%(5만8000원) 하락한 34만1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43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가 하한가 직전까지 미끄러졌다. 이달 들어서만 20.97% 내렸다.

폐전자제품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애강리메텍은 이날 9.20% 하락한 2270원에 장을 마쳤다. 한성엘컴텍은 6.42% 떨어진 2040원에 마감했다.

금값에 따라 움직이는 ETF(상장지수펀드) 상황도 마찬가지다. KODEX골드선물은 3.67% 하락했다. 개인이 집중적으로 팔면서 지난달 9일 이후 거래량은 최대를 기록했다. TIGER금은선물은 4.58%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귀금속은 증시가 하락하면 반대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극대화되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섰고,금값 랠리에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지난달부터 금 투자를 마무리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 상업거래소(COMEX)에서 금 12월물은 지난 주말 5.90% 하락한 온스당 1639.80달러로 마감,2006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신용경색 우려로 비철금속뿐 아니라 금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달러만 강세인 모습은 2008년 리먼 사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