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형 개발리츠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골든나래리츠가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종 등 관련주들이 연일 조정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장 이후 상승률 253%…7일중 5일 '상한가'

12일 오후 2시 4분 현재 골든나래리츠는 전날보다 2300원(14.98%) 오른 1만7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골든나래리츠는 지난 3일 상장한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올랐다. 공모가(5000원)를 세 배 이상 웃도는 등 주가상승률이 253%에 달한다.

이같은 급등세는 국내 증시에 첫 등장한 자기관리형 개발리츠라는 '희귀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골든나래리츠 관계자는 "운용전문인력을 두고 있어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데다가 위탁관리형리츠와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특수목적회사(SPC)형태로 운용되는 것과 달리 회사의 실체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기관리형 개발리츠는 기존 리츠와 달리 개발·운용전문인력 등 상근 임직원을 두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 부동산 개발 사업 등에 투자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얻는 개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것이다.

기존 리츠는 한 가지 사업을 진행한 뒤 해산하는 반면, 자기관리형 리츠는 여러가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는 하지만 자기관리형 리츠는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부동산을 싸게 매입해 임대형 위주로 사업을 펼칠 수 있으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분양에 힘을 쏟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리츠만의 특유한 상장 방식 또한 골든나래리츠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리츠는 공모가를 따로 산정하지 않고 액면가 그대로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가 싸게 책정될 수 밖에 없기에 그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악화된 부동산 업황, 감안하고 투자해야"

하지만 아직 자기관리형 개발리츠의 성공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또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기에 부동산 경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주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사태와 건설사 구조조정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며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상태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 해외 수주 경쟁력 약화 등의 악재로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연초 코스피지수 대비 27%, 26% 급락하는 등 대형 건설주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골든나래리츠의 경우 개별적인 호재에 힘입어 연일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가총액이 450억원 정도로 작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골든나래리츠가 첫 번째 투자상품으로 택한 경남 거제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황이 좋은 편"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이 발달한데다 울산 만큼 도시 인구 소득이 높아 최근 현대건설도 거제도에서 힐스테이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골든나래리츠의 경우 국내 최초 자기관리형 개발리츠에 대한 심리적인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면 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앞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최근 주택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사업체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보수적인 입장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