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에 이어 대한생명까지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돌입하면서 '생보 상장 수혜주'가 연말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두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장외시장의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주가가 덩달아 뜀박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생명 교보생명 등도 상장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서 생보 상장 수혜주가 하나의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화 · 한화석화는'대한생명 수혜주'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2.81포인트 (0.17%) 하락한 1644.23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개장 직후부터 동시 순매도에 나서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가 하락 마감했다.

반면 지난 18일 대한생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영향으로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한화와 한화석화는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는 2.06% 오른 4만7100원에 마감했으며 한화석화 역시 3.69% 급등한 1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지닌 지분(31.54%)까지 합치면 대한생명 지분 59.7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석화는 7.30% 갖고 있어 대한생명 상장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동양생명의 사례를 참조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5~2배를 적용하면 대한생명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6조~8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한화가 보유 대한생명 지분 가치는 최소 3조6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한생명 지분 가치가 한화 시가총액의 103~107%에 해당하는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4만원대 중후반인 한화의 현재 주가는 매우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화석화도 현재 주당 장부가격이 약 6300원인 대한생명의 상장가격이 1만원 이상으로 책정되면 상장 차익과 함께 일부 지분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생명에 앞서 내년 상반기 상장계획을 밝힌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도 꾸준한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 지분 3.20%를 보유한 CJ는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1.4% 올랐다.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13.57%,4.80% 보유한 신세계와 CJ제일제당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재 시장을 이끄는 뚜렷한 테마가 없어 생보사 상장 재료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장외 삼성그룹 계열사도 동반 상승

삼성생명 상장은 장외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 현재 비상장인 기업들의 주가가 삼성생명의 상장계획 발표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장외 주식 거래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프리스닥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힌 지난달 16일 9700원에 거래됐던 삼성네트웍스는 한 달여 만에 20.6% 급등해 이날은 1만1700원에 거래됐다. 삼성SDS도 같은 기간 6만7200원에서 8만원으로 19.0% 뛰었다.

또 삼성 계열 서울통신기술도 3만7000원에서 4만원으로 8.1% 상승했다. 이 밖에 삼성 계열사로 보안장비 업체인 시큐아이닷컴은 뒤늦게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14일 이후 일주일 만에 29.2% 상승해 이날 8750원으로 끝났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의 상장계획이 가시화된 이후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상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실적의 안정성이나 미래 성장성을 갖춘 종목들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