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비동조화현상'(디커플링) 심화 배경이 이익모멘텀과 유동성 효과 감소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신영증권은 18일 미국과 한국 증시의 디커플링에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모멘텀 둔화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은 금융이 지고 제조업이 부활하는 반면 한국은 수출주보다 내수주의 이익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연중 최고점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한국증시는 외국인들의 매수강도 둔화로 이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이익모멘텀이 현재 절대적인 수준에서 좋지만 이미 정점을 통과했기 때문에 선진국보다는 이익측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미국은 정점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Carry-Trade) 매력이 약해지고 있는 점도 디커플링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점차 엔화를 대신한 달러캐리 자금의 만기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이벤트는 당장 우려할 사안은 아니지만 어차피 겪어야 하고, 제 2차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이상 유동성 효과는 점차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이러한 증시 상황 속에서 내수주 위주의 투자전략과 함께 수출주에 대한 단기적 접근도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 은행, 금속광물(철강금속) 업종의 양호한 이익모멘텀으로 현재 이익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은 은행 및 증권 업종이 이익모멘텀 증가에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최근 한국이 수출주 위주로 이익모멘텀이 약해지고 내수주 위주로 이익모멘텀이 강화되는 반면 미국기업 이익은 금융권 몰락과 제조업의 부활이 동시에 일어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변함없어 보이는 시장 속에서 조용히 이익모멘텀의 바통을 넘기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이익모멘텀이 양호하고 중국위안화 절상의 수혜를 동시에 받는 선별된 내수주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주가 하락할 것이란 얘기는 아니다"면서 "국내증시의 상승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수출주, 그 중에서도 반도체나 전자 업종은 미국 연말소비에 대한 수혜나 현재로서 지나친 저평가라는 두 가지 매력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어 단기적인 관심이 유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