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17일 산업은행 민영화가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중장기적인 위험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이슈 보고서를 통해 "산은이 정부 지분율이 50% 이하로 내려가기 전까지 취약한 펀더멘털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산은과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둘 다 불안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산은이 자금 조달 능력과 자산의 질을 국내의 경쟁 시중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산은 특성상 자금 조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좋은 해결책이 없는데다 정부가 은행간 예금을 둘러싼 경쟁 격화를 피하고 싶어해 지점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정부의 지원이 철회될 경우 자산 건전성이 취약하고, 이익창출 능력도 낮은 산은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디스는 산은 자체의 신용등급으로 부여한 'Ba2'는 산은의 취약한 자금 조달과 자산의 질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예금등급으로 부여한 'A1'은 산은에 대한 정부의 완전한 지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