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증시만 보면 화창하다.

올해 가장 뜨거운 열기로 달구질 수도 있다.

반면에 폭풍우처럼 랠리가 지나간 이후를 대비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한화증권 8월 월간전략)
3일 증권사들은 8월 코스피지수가 1,620~1,63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까지 대부분 증권사가 최고 1,600선을 내다본 것을 감안하면 낙관론이 더 강화된 모습이다.

문제는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수'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을 대신할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가 둔화하면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 "8월 코스피 1,600 넘는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8월 코스피지수 예상범위로 1,450~1,630을 제시했다.

한화증권은 1,460~1,630을, IBK투자증권은 1,500~1,620을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하반기 고점으로 1,680으로 예상했고,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고점을 1,650으로 높였다.

지난달 24일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넘으면서 단기급등 우려가 꾸준히 나왔지만, 주가가 1,560선까지 탄탄한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하락을 점치는 목소리는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조정 전망이 틀렸다고 자인하기도 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1,500 이상에서 주식비중을 일부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1,500 이상에서도 강한 흐름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장밋빛' 시장 분위기를 이끄는 요인은 단연 외국인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시장을 '외국인의, 외국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장세'로 진단하며 외국인 매수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굿모닝신한증권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주식) 선호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 단기조정 가능성 없나
과연 예상대로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매수세를 이어갈까.

증권사들이 낙관론에 무게를 두면서도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에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강세장이 진행되더라도 8월 증시에서는 과열을 식히기 위한 속도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대신증권은 "3월 이후 외국인 매수세는 환율이 저점을 기록하는 시점에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현재 환율은 연저점 수준"이라며 "최근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점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국내투자자가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면 외국인이 별다른 손실 없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를 도와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은 '파티의 막바지 신호'라는 보고서에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장세가 국내투자자의 후속매수로 보강되지 못한다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배수가 확장되기 어렵다"며 "외국인 장세에서는 엄격한 밸류에이션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가가 상승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군집행위가 이익전망을 높이는데 일조한 측면이 있다"며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낙관론에 경도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