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통업계의 특성상 신세계의 최근 성장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1분기 매출이 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나 증가했으며,영업이익도 5.9% 늘어난 2107억원에 달했다.

지난 5월에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여름 상품들이 잘 팔린 데다 선물용 기획상품들이 인기를 모아 매출이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작년 5월에 비해 주말일수가 하루 더 많은 것도 5월 매출 증가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신세계의 1분기 수익은 전년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부산 센텀시티점 출점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백화점 부문에서 수익 악화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센텀시티점이 순항하고 있는 데다 판촉비 등의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나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경쟁이 치열한 할인점 부문의 수익성도 예상 외로 선전했다.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할인점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식품부문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7.3%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주가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하락폭이 컸지만 4월 들어 반등에 성공하면서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우려는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39.3%에서 지금은 44.2%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경기침체보다 할인점업계 전반의 경쟁심화다. 업계가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타사 고객을 빼앗아와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에 앞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실적과 주가가 견조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많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할인점 업계의 경쟁심화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어 주가 상승 속도는 다소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