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소식에 현대차그룹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28일 증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5.77%,5.63% 급등하며 6만7800원과 1만2200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도 5.70%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12만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내달 25일 현대모비스에 합병되는 현대오토넷도 8.78%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크라이슬러에 이어 GM까지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GM이 파산하게 되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연쇄 도산과 금융권 부실에 따른 할부금융 시장 위축 현상이 나타나겠지만,현대차와 기아차는 오히려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M과 같은 거대 기업이 파산하면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하고 무리한 할인 판매도 등장해 당분간 자동차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올 4월까지 미국시장 점유율 7.4%를 달성한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매출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가격 대비 품질이 높아 호평받고 있는 데다 '10년 · 10만마일 보증'과 실업 시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라는 전략까지 갖춰 1~2년 사이에 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불황기에 글로벌 점유율 상승을 이뤄낸 기업들이 경기회복기에 더 높은 실적 호전과 주가 상승을 보여줬다"며 "GM의 잠재고객이 현대차와 기아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장기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전망했다.

손 연구원은 아울러 현대모비스의 단기적인 수혜를 예상했다. 그는 "GM이 파산하면 함께 도산하는 부품업체가 속출해 업계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대모비스는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고 영업이익의 70%가 현재 운행되고 있는 차량의 보수에서 나오는 매출 구조를 갖고 있어 안정적"이라고 추천했다.

특히 현대오토넷을 합병하면 전장분야에 특화된 현대오토넷과 기계분야에 강점을 가진 현대모비스의 장점이 상승 작용할 전망인 데다 중복 투자는 줄어들고 기술집약도는 높아져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