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시장의 중심은 정적인 상업은행이 아나라 역동적인 투자은행(IB)이 될 것입니다. 장차 금융리더가 되려면 실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고 다양한 IB비즈니스 중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아 준비해야 합니다. "

김기범 메리츠증권 사장(사진)은 26일 금융투자협회 ·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금융투자회사 CEO 대학가 릴레이 특강'의 여섯 번째 강사로 한국외대에서 '금융위기,그 이후를 잡아라'란 주제 강의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이 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씨티은행과 대우증권에서 국제금융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2001년 메리츠종금 사장을 맡아 2년 만에 경영난을 해소하고 '알짜회사'로 탈바꿈시켰다. 2007년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취임,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내실경영을 펴는 '지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기를 극복한 이후 IB 중심으로 급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별 국가 내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10여년간 급속히 진행됐던 세계화 추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예금 비중이 높아 재투자 여력이 높은 아시아 금융시장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 못지 않게 위기극복 이후의 금융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금융인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부터 자신에게 맞는 구체적 업무를 찾아서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상업은행과 IB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업무를 미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상업은행은 기업을 분석하고 이자를 계산하는 정적인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적합한 반면 역동적인 업무를 하는 IB에서는 보다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주식 및 채권 인수업무와 컨설팅이 IB의 주업무로 인식됐지만 사실 IB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전통적 영역인 브로커리지(주식 중개)나 트레이딩 업무가 유망하다는 점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김 사장은 "위험을 지지 않고 수수료만 챙기는 브로커리지 사업은 주식뿐 아니라 상품 외환 등으로 분야도 넓어 수익구조가 좋다"고 지적했다.

또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증권사들의 소액결제가 가능해지는 등 업계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대 투자동아리 '포스트레이드'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정엽씨(28 · 네덜란드어과 4년)는 "금융회사에서 주최하는 강의는 빠짐없이 듣는 편이지만 특히 이번 강의는 막연하게 알고 있던 IB 업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