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 종목에 대해 비상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데 반해 주가는 기대감만으로 너무 오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우증권은 8일 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단기매수(Trading Buy)'로 낮췄다. 실적 등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 더 오르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송종호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배 수준까지 올라 2조원의 순이익을 냈던 2006년 평균 1.93배를 웃 돌 정도로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의 PBR 1.7배보다도 20%나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송 연구원은 "D램 가격과 하이닉스의 주가가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상승을 뒷받침 하고 있는 D램 가격 상승은 "채널들의 재고 축적에 따른 것"이라며 "PC 업체들이 재고를 늘려야만 D램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차입금 상환 계획과 분기별 EBITDA, 생산설비 계획 등을 감안할 때 늦어도 올 3분기에는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KB투자증권도 전일 "PBR 2배 이상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올해 턴어라운드 방향성에 대한 확신과 D램 가격 상승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며 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려 잡았다.

삼성전기도 실적 개선 속도에 비해 주가의 오름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조성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적층세라믹콘텐서(MLCC), 반도체용기판(BGA) 등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할 것 같다"면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기대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LED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이 사업만으로 삼성전기 주가 상승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삼성전기는 올 1분기 1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실적 개선도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조 연구원은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장기적으로 LED 사업 전망은 밝으나 연초 이후 수익률이 과도했던 만큼 이제는 이익을 실현할 때"라고 의견을 같이 했다.

증시 반등에 따른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주도 너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보익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우증권의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리고 증권업종 내 최선호주(Top Pick)에서도 제외했다.

대우증권의 경우 증시가 오를 때 더 오르고 내릴 때 더 떨어지는 '고베타주'이나, 최근 한 달 새 50% 가량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라는 설명이다.

베타(β) 계수는 주가의 과거 변동치와 종합주가지수 움직임 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계수가 클수록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서보익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하루 주식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서 그동안은 대우증권으로 '베타 플레이'가 가능했다"며 "그러나 시가총액회전율과 예탁금회전율 등 회전율 지표가 2000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기 때문에 주식거래대금이 추가로 늘기 힘들어 보여 (베타 플레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증권사들의 이익 모멘텀은 주식 거래대금으로 한정되어 있다"며 "(주식거래대금이) 꼭지를 형성하기에 앞서 이달 내에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엿새 연속 상승 행진을 마감하고 전날보다 32.81포인트(2.52%) 급락한 1267.29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