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환율 효과'에 힘입은 실적개선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원 · 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대만 경쟁업체들에 비해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갖게 돼 중국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급증하는 LCD(액정표시장치) 수요를 대거 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LG디스플레이는 5.65% 뛴 2만7100원에 장을 마감해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갔다. 환율 효과가 이 같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LCD 시장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55%이고 대만업체들이 35%다. 이 증권사 김동원 연구원은 "지난해 LCD 패널 가격이 45% 급락했지만 작년 1월 대비 원 · 달러 환율이 57% 상승해 한국 업체들은 가격하락분을 환율 상승으로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만달러 환율은 10% 정도 오르는 데 그쳐 대만 업체들은 LCD패널 가격 급락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대만업체들을 탐방한 결과 LCD 패널 주문이 들어와도 환율 때문에 팔수록 손해를 보는 꼴이어서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서 30인치대 LCD TV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LCD TV 가격이 지난 2년간 절반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도 17% 정도 하락할 전망이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저가 매력을 느낀 이머징마켓 소비자들의 중소형 제품 구매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업체들이 환율문제로 중국이 원하는 가격에 30인치대 LCD TV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자 LG디스플레이에 주문이 집중된다"며 "삼성전자는 40인치대 이상에 주력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는 공장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쏟아지는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