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공포로 말미암아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가운데 국내외 증권사들이 연이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4분기 GDP가 지난해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국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하면서 경기침체의 주요한 요인으로 상품과 서비스 수출의 급격한 하락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11~2월 수출의 급감과 긍정적인 자극제가 없을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수출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두자릿수의 감소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불확실한 경기 전망과 맞물리면서 기업의 투자감소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분기별 GDP 성장률이 -5.1%, -4.1%, -2.0%로 3분기까지 역성장을 한 뒤 4분기에 6.9%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과 통화안정 등으로 내수 감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도 기존 GDP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로이터에 따르면 노무라 인터내셔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약화한 점을 반영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2%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로는 신영증권이 지난 15일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영증권은 보고서에서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침체 속도와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성장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0.6%로 내렸다.

민간소비는 고용부진과 가계부문의 부채축소 유인이 지속하면서 상반기까지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건설투자는 상반기 중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면서 민간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세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재고조정 압력이 남은 가운데 글로벌 경기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당초 예상치인 2.3%에서 -3.8%로 떨어질 것으로 봤고, 수출 역시 주요 경제의 침체 폭이 심화하고 신흥국 경제도 빠르게 냉각되면서 전년보다 16.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증권은 이에 따라 분기별 GDP 성장률이 -2.0%, -0.9%로 2분기까지 역성장하다가 1.0%, 4.0%로 3분기, 4분기에 호전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사들이 최근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내린 것은 지난해 4분기 경기지표들이 예상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광공업생산이 통계가 작성된 최근 4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인 -14.1%를 기록했고, 수출도 지난해 11월, 12월 2개월 연속 전년 동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전망을 어둡게 한 것.
현대증권 이은미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0,11월 산업동향이 안 좋게 나왔고 1분기까지 개선될 여지가 안 보이는 점 등을 반영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 경제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