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텍을 방문하기도 한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5일 국내 증시에서 투자한 종목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앞으로도 한국 주식을 더 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과연 버핏이 투자한 종목은 무엇인지,또 앞으로 어떤 기업들에 추가로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버핏 회장은 이미 올해초 연례 투자보고서 등을 통해 한국에서 포스코와 대한제분 등 20개 종목에 투자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기아차 현대제철 등 과거에 매입한 종목의 리스트를 추가로 공개했다.


◆버핏이 투자한 종목은

버핏이 투자한 종목중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포스코와 대한제분 기아차 현대제철(현 INI스틸) 신영증권 등 5개다.

새로 명단이 공개된 기아차는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다.

버핏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에스원은 9% 이상 급등했다.

버핏이 이들 종목에 투자한 시점은 대략 2003년께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버핏은 미국에서 투자한 기업들이 경우 대부분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2배 수준일 때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를 감안하면 포스코와 기아차 INI스틸 등은 2003년께 PBR가 2배를 밑도는 수준으로 저평가된 상태였고,버핏은 이때부터 집중적으로 이들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버핏의 투자철학과 종목선정 기준 등을 고려하면 이미 공개한 주식외에도 내수관련 대기업들을 상당수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정구 가치투자자문 사장은 “벤저민 그레이엄과 같은 고전적인 가치투자자들에 비해 버핏의 특징은 프랜차이즈 밸류를 강조했다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프랜차이즈 밸류란 독점적이거나 독점에 준하는 시장 지배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도 주가가 할인된 종목을 말한다.

박 사장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KT와 SK텔레콤 등 통신 대표주와 한국전력,현대차 등 자동차 관련 대형주,신세계 농심 등 소비관련 대형주도 버핏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버핏주 후보군은

주요 증권사를 통해 버핏이 향후 추가 투자할 만한 종목을 추려본 결과 한국전력 KT SK(주) 롯데제과 등의 대형주들과 황금에스티 피에스케이 신도리코 등 중소형 가치주들이 유망 후보군으로 꼽혔다.

변종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버핏이 중요하게 삼고 있는 투자원칙인 ‘저평가돼 있으면서도 미래 예측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드는 종목으로 한국전력과 KT SK(주) 신세계 KT&G KCC 롯데제과 등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닥 기업가운데 버핏의 가치투자 원칙에 적합한 중소형 가치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PER(주가수익비율)이 업종대비 낮은 종목군으로 황금에스티 신성델타테크 삼영엠텍 테크노세미켐 KCC건설 티에스엠텍 성우하이텍 등이 유망하다”고 제시했다.

또 신영증권은 종근당 현대미포조선 대웅제약 등 유가증권 시장 대형주외에 피에스케이 하나투어 현진소재 메가스터디 등 코스닥 성장주를 버핏이 살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