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 외국자본에 넘어갔던 해태제과(대표차석용)가 요즘 재상장(再上場)의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 2001년 10월 현재의 회사 체제가 출범한 이후 `3년 연속 흑자'가 확실시돼 주식시장 복귀의 기본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월말 결산 법인인 해태제과는 2004회계연도(2003년7월-2004년6월)에 매출 6천582억원, 영업이익 595억원, 당기순이익 384억원의 실적을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해태제과는 현체제 출범 첫 해인 2002회계연도(2001년10월-2002년6월)를매출 4천227억원, 영업이익 319억원, 당기순이익 69억원의 `흑자'로 출발했다. 이어 2003회계연도(2002년7월-2003년6월)에도 매출 6천128억원, 영업이익 554억원, 당기순이익 158억원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다졌다. `현금흐름'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로 많이 쓰이는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만 봐도 2002회계연도 888억원에서 2003회계연도 952억원, 2004회계연도 1천50억원으로 외형에 비해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해태제과는 이번 회계연도 결산이 끝나는 8월 이후 상장 여부를 본격 검토할 예정이나 상장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상장 조건이 모두 갖춰졌는데 굳이 가지않을 이유는 특별히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변수는 남아 있다. 지난해부터 업계에 공공연히 떠돌던 `제3자 매각설'에 아직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것이다. 조건만 맞으면 회사를 팔 수도 있는 상황인데 `기업공개' 여부를 미리 못박을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리 상장 쪽으로 결정했다가 매각 추진에 장애물이 되면 곤란할 것"이라면서 "어차피 회사 매각과 `상장 카드'는 패키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무한정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매각이든 상장이든 올해 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해태제과의 기업 공개는 이 회사 직원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2002년부터 해마다10%씩 우수 사원을 뽑아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태제과는 오는 2006년까지 같은 방법으로 회사 소유 전체 보통주의 1%를 사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해태제과는 지난 97년 11월 부도 이후 채권은행단의 출자전환을 거쳐 2001년 5월 법정관리 개시와 동시에 상장 폐지됐다. 법정관리 이전의 옛 해태제과에는 제과 외에 건설,중공업 등 다른 사업부문들도있었는데, 2001년 7월 제과부문만 떼어내 자산 매각 방식으로 유럽계 UBS캐피털컨소시엄에 팔았다. 나머지 건설, 중공업 등 사업 부문은 `하이콘테크'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현재도 청산 절차가 진행중이다. 따라서 편의상 `해태제과'로 통하기는 하지만 정확한 현재 회사명은 `㈜해태제과식품'이 맞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의 `해태제과'가 주식시장에 다시 올라가도 형식적으로는 처음 상장하는 것이 된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