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랩어카운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첫선을 보인 이후 3개월만에 1조2천억원을 돌파했다.


요즘에도 꾸준히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간 20~30%의 고수익을 올려 수익금을 찾은 뒤 다시 같은 상품에 가입하고 있을 정도다.


일임형 랩은 증권사들이 사운을 걸다시피 총력을 다하고 있어 향후 주력 주식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임형 랩에 가입할 때는 각 증권사별 상품 특징과 리서치 능력, 자산관리사의 투자리스크 관리 능력을 종합적으로 체크해본 다음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있다.



◆ 일임형 랩은 무엇인가


랩(Wrap)이란 '물건 등을 싼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다.


랩 어카운트란 돈을 한 군데 가입시켜 놓고 여러 상품에 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 계좌를 말한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주식 채권뿐 아니라 CP(기업어음) 수익증권 선물 RP(환매조건부 채권) 등 다양하다.


이 상품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증권사 직원이 자문에 응하고 투자자 자신이 운용하는 자문형 랩과 증권사 직원(자산관리사)이 알아서 운용해 주는 일임형 랩이다.


일임형 랩은 연간 수수료가 연 1.2∼3.0% 수준으로 비교적 싼 데다 증권사 직원이 위험을 관리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 일임형 랩도 여러 가지


일임형 랩도 종류가 다양하다.


크게는 직접투자형 랩과 펀드형 랩으로 나뉜다.


직접투자형은 투자자의 계좌에서 주식 채권 CP 등을 직접 골라 편입하는 것이고 펀드형 랩은 펀드처럼 여러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굴리는 것이다.


직접투자형은 대체로 △안정형 △시장초과 수익형 △인덱스형으로 구분된다.


어떤 주식을 주로 넣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인덱스형이라면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주로 편입하는 것이며 안정형은 고배당주나 하방경직성이 강한 우량주를 많이 사는 상품이다.


시장초과 수익형은 지수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를 주로 사게 된다.



◆ 증권사별 공통점과 차이점


현재 14개 증권사가 일임형 랩을 팔고 있다.


3개 증권사는 조만간 판매를 위해 준비 중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일임형 랩에 가입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을 먼저 조사한다.


투자금액과 기간, 목표수익률과 리스크 감당 정도 등을 파악한 다음 회사가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증권사 직원은 이 포트폴리오를 놓고 투자자와 상의한 후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하지만 최저 투자금액이나 수수료 등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증권사는 최저 가입금액으로 3천만원을 정해 놓고 있지만 대우증권은 1천만원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했다.


수수료도 펀드 전용 랩을 파는 한투증권은 연 3%이지만 삼성증권의 직접투자형 랩은 연 1.2%다.



◆ 증권사의 종합 능력과 직원의 개별 능력 모두 고려해야


일임형 랩의 성패는 두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


우선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 능력이다.


특히 주식의 비중이 높다면 종목 발굴에서 수익률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증권은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IB(투자은행)부서 등 관련 부서 전체가 종목 발굴을 위해 뛴다.


대우증권은 회사 차원에서 20개 대표종목을 선정했으며 LG투자증권은 언론사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종목을 골라준다.


한투 미래에셋 동원 굿모닝신한 등 다른 증권사도 종목 발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투자자들은 먼저 어떤 증권사가 종합 능력이 뛰어난지를 판별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요인은 자산관리사 개개인의 능력이다.


자금을 굴리는 주체는 자산관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은 자산관리사가 어떤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성실도는 어떤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전략은 어떻게 구사하는지도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일임형 랩은 사실 서민보다는 여유자금이 많은 부자들의 상품이다.


1억원 이상을 투자한 고객이 전체의 67%에 이른다.


굴리는 돈이 커지면 수익률 제고보다 위험관리가 더 중요해진다.


이 때문에 일임형 랩의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증권사별 리스크관리 전략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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