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기술주들이 지난 3.4분기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은 이미 4.4분기 실적 전망까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CNN머니가 30일 보도했다. 톰슨 퍼스트콜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술주가운데 지금까지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60개사(루슨트 제외)의 순이익은 작년동기에 비해 26% 증가했다. 또 매출액은 7% 증가했으며 이는 지난 2000년 2.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대다수 하이테크업체들의 실적호전이 수요 증가보다 비용 감축에 따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수준의 매출액 증가율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FTT펀드의 서닐 레디 펀드매니저는 "실적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결과적으로 실적 개선에 대해 우려했던 이들의 전망은 빗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야후를 필두로 기술주들의 어닝시즌이 막을 올린 이후 나스닥 지수는 좁은 박스권에 갇혀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예상을 뛰어 넘는실적을 거둔 기업들의 주가는 발표 이후 하락하기도 했다. 3.4분기의 견조한 실적은 투자자들을 유인하지 못한 것은 올들어 10월 9일까지나스닥지수가 43% 급등했기 때문이다. 레디 펀드매니저는 일부 단기적 관점의 모멘텀 투자자들은 기술주 투자로 수익을 올리지 못했으며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술주들의 4.4분기 순이익은 31% 오르고 매출액은 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일 수 있다. 에버그린 테크놀로지 펀드의 존 러틀즈 매니저는 "문제는 주가가 올들어 꽤 상승한데다 밸류에이션도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내년 1.4분기 실적도 호전돼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텔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는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있다. 양사는 모두 3.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으며 4.4분기 전망도장밋빛으로 제시했다. 인텔과 TI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인텔은 전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TI도 52주 최고가대비 단지 2%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주는 올들어 기술주중 가장 선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펀더멘털의 개선에 따라 올들어 지금까지 70% 폭등했다. 그러나 이때문에 랠리가 얼마나지속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헨슬러 에쿼티 펀드의 테드 패리시 매니저는 "반도체주는 내년 실적 전망이 제시되기 전까지 주가가 정체될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주가는 과열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