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속속 비상경영에 들어가고 있다. 기류가 '비상'해진 것은 삼성그룹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5년 만에 계열사 임원의 골프를 규제키로 한데서 잘 드러난다. 아낄 수 있는 건 다 절약해 우선 고비를 넘겨보자는 뜻이다. 비상경영의 배경에는 수출 급감 우려와 소비둔화가 자리잡고 있다. 1·4분기 3%대로 떨어진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2·4분기에는 2%대로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냉기(冷氣)를 확산시킨다. 최근 가치주와 자산주 등이 신바람을 내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위험구간을 통과할 때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거나 두꺼운 옷(자산)을 입은 종목이 투자대안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