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심 때문인지, 주가 때문인지' 삼성전자[05930] 임원들이 지난달 15일부터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한명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월 16일 스톡옵션을 받은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73명 가운데 권리행사가 가능한 지난달 15일부터 한달여간 회사에스톡옵션 행사를 요청한 임원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스톡옵션은 윤종용 부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각 10만주, 진대제.이윤우 사장이 각 7만주, 이기태.이상완.임형규.최도석 사장이 각 5만주를 받았으며나머지는 직급에 따라 5천-4만주씩 모두 150만주가 부여됐다. 이 가운데 5만5천주가 부여 취소돼 지금 당장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주식수는144만5천주. 주식매수 선택권 행사가격이 27만2천700원이어서 최근 삼성전자의 평균 주가가29만5천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주당 2만원 이상의 차액 실현이 가능했다. 윤 부회장의 경우 주식을 당장 내다팔더라도 20억원을, 5천주를 받은 임원이라면 1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수입을 손에 쥐게 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혜택을 보겠다는 임원은 나오지 않고 있어 이를 두고 사내안팎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회사가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상황에서 한주라도 유통주식을줄여 주가 부양을 돕자는 애사심이라는 얘기도 있고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시장이좋아지면 차액폭이 커질 수 있다는 현실론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일에 불쑥 나서면 안된다는 삼성 특유의 기업 문화상 섣불리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설명 역시 공감할만 하다. 한 임원은 "금융기관의 이자율이 턱없이 낮아 현금화하더라도 딱히 굴릴만한 재테크 수단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먼저 돈을 찾아 선후배들의 눈총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면서 "묻어두더라도 삼성전자의 위상을 감안하면 손해볼 일은 없을 것이라는생각에 행사를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