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기만의 흑자.텔슨정보통신의 지난 1분기 성적표다. 영업이익 13억2천만원,경상이익 5억8천만원으로 절대 규모는 미미하다. 그러나 8분기 연속 적자를 내다가 턴어라운드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텔슨정보통신은 지난 2001년 1백98억원,2002년에 4백4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었다. 이같은 대변신 뒤에는 김지일 사장(54)과 혹독한 구조조정이 있었다. 한국시스코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김 사장은 지난 2001년 8월 텔슨정보통신으로 옮겼다. 당시 주력이던 생활무전기 사업은 중국업체의 저가공세로 적자를 내고 있었고 다른 사업도 전망이 불투명했다. 김 사장은 회생을 위해 과감히 생활무전기 사업을 포기했다. 사원들은 심하게 동요했다. 대규모 적자는 피할 수 없었다. 대신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VDSL 원천기술을 가진 DXO사를 인수합병(M&A)했다. 이후 텔슨정보통신은 VDSL을 발판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지난해 4월 18개 업체가 붙은 KT의 13메가급 테스트를 통과한 뒤 총 30만회선을 납품했다. 작년 매출(7백50억원)의 절반 이상인 4백21억원을 4분기에 VDSL로 달성했다. 지난 1월에는 KT의 20메가급 테스트를 통과했고 최근 1백6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50메가급 테스트에 대비,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KT의 올해 VDSL 투자계획이 3천6백81억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현재의 시장점유율만 유지해도 9백억원대의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내용만 바꾼 것이 아니다. 텔슨정보통신은 연구개발(R&D)과 마케팅만 하고 생산은 외주를 준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공장을 50억원에 매각했고 종업원도 2백70명에서 2백10명으로 감축했다. 2분기에는 공장 매각으로 인한 특별이익 12억원도 실적에 반영된다. 김 사장은 "지난 2년간의 구조조정으로 회사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비영업적 부분에서도 일회성손실을 대부분 털어내 올해는 진정한 '흑자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텔슨정보통신은 올해 1천5백억원의 매출과 71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채총계가 7백58억원(2002년 연말기준·부채비율 3백15%)에 달해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1분기에만 43억원을 갚았고 올해 1백억원 정도를 상환할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