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 대한 법정관리 여부를 놓고 국내외 채권자들 사이의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다. 진로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골드만삭스는 10일 다른 외국 채권사들의 동의를 받아 전체 진로 채권 가운데 30% 이상을 우호 지분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진로에 대해 채권을 갖고 있는 국내외 채권사는 모두 97개사(국내 69개.외국 28개)이고, 이중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채권사 지분은 대략 4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골드만삭스는 진로 채권의 10% 정도를 갖고 있다. 현행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화의 기업이 법원의 외자유치 승인을 받으려면 전체 채권자 가운데 75%(채무액 기준)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골드만삭스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진로가 외자유치 본계약에 필요한 만큼의 채권자 동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의 국내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메리트 버슨 마스텔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진로의 외자유치 계획에는 투명성과 현실성이 결여돼 있으며 채권자들이투명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법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한국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했다"면서 "전체 채권자들이 가능한 한 많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로의 국내 53개 채권사 관계자들은 9일 오후 대책회의를 갖고 조만간 `법정관리 반대' 의견을 모아 담당 재판부에 제출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측이 발빠르게 동조 세력 규합에 나섬에 따라 국내 채권자 가운데 어느 정도나 `법정관리 반대' 대열에 동참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