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사흘째 하락하며 8,500선으로 내려앉았다. 전주말 미국 뉴욕증시 약세와 유엔안보리의 대이라크 수정 결의안 통과 등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넓혔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120엔 밑으로 급락하며 9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자 수출기업들에 대한 채산성 악화 등이 증시 하락의 직격탄이 됐다. 일본 15개 대형은행들의 부실채권규모가 47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되자 금융주도 약세다. 11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 평균지수는 8,534.89로 지난 금요일보다 155.88엔, 1.79% 하락하며 오전장을 마감, 사흘째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말 뉴욕시장에서 119.77엔까지 떨어진 이후 이날 도쿄시장에서도 119.54엔까지 떨어져 지난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이 "필요하다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서 다소 하락세가 진정됐지만 증시 반응은 차갑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주말대비 0.82% 하락한 8,619.74엔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8,510.15엔 까지 저점을 낮췄다. 여기에 도쿄일렉트론의 연간 실적 전망치 하향과 UFJ 등 MSCI지수 내 일본 기업비중의 축소 전망, 9월 경상수지의 12개월만에 감소 등의 복합 악재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환율 영향으로 혼다자동차와 소니가 3∼4%대로 급락했고,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반도체 관련주들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지난 주말 도쿄일렉트론이 2분기 수익이 73% 감소와 올 회계연도 수익전망치를 75% 내렸다는 소식 으로 5%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어드밴테스트와 도시바도 각각 4.29%, 5.93% 하락했다. UBS워버그가 '보유'에서 '비중축소'로 투자의견을 낮춘 통신주 KDDI가 7.49% 급락하는 등 기술주들 이 전반적으로 약세다. 금융청이 지난 9일 15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부실채권 규모 누적 집계가 당초보다 늘 어난 47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부각됐다. UFJ홀딩스가 8% 이상 크게 내리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미즈호와 스미토모미쯔이 등이 6~7% 가 량 떨어지는 등 은행업종지수는 3.49% 하락했다. 오는 14일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지수의 편입 변동 내역에 대한 공개를 앞두고 일본 기업들의 비중이 축소가 예상된 점 또한 은행주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날 필리핀 여객기 추락사고는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 의 없었다. 한경닷컴 배동호·이기석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