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 안달하지 말고 바닥에 꽂힌 칼날을 잡자.' 주식시장이 반짝 상승해 바닥을 보여주는듯 하다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는 '배반장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진을 빼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700선, 650선, 630선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바닥이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물리기만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주식시장은 전날 미국 증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1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13포인트 떨어져 620선이 불안하고, 코스닥지수는 0.98포인트 하락한 46.10으로 역사적 최저점으로 주저앉았다. 개인들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13일 이후 1조2천80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지만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져 큰 손실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환경이 아닌 외부 여건에 의해 주가가 추락하는 장에서는 누구도 바닥을 짐작할 수 없는 만큼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말고 바닥에 박힌 것을 확인한뒤 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나경제연구소 신삼찬 연구위원은 미국의 뮤추얼펀드 운용가인 피터 린치의 말을 인용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투자에서 흔히 가질 수 있는 어리석은 생각중의 하나"라며 "급속하게 떨어지는 주식을 잡으려다가는 필연적으로 경악스런 고통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따라서 떨어지는 칼날을 움켜쥐려하지 말고 칼이 바닥에 완전히꽂힌 것을 확인한뒤 잡아도 늦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이 펀더멘털이 아닌 미국 증시 등 외부여건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바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리스크를 안으면서 시장에 서둘러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600선이 깨질지 안깨질지는 속단할 수 없으나 중요한 것은 주가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바닥을 다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반등시도가 나타날 때 시장에 참여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동안 주가가 너무 떨어지면서 바닥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기술적 반등을 겨냥해 매수를 노려볼만 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불투명하지만 지수 620선대는 기술적 반등 영역으로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 단기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증시가 하락 압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620∼630선의 지지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만약 이 지수대 밑으로 시장이 추락한다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