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주로 환율의 파고를 넘는다.'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내로라하는 업종대표주들은 튼튼한 펀더멘털로 반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 상반기기준 사상최대실적을 냈다는 주요 업종 대표기업들의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내리막길을 달리는 미국 증시의 침체와 원화환율하락(원고), IT(정보기술) 업종의 지속적인 부진 등 악재에 가려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진 수출주와 기술주 대신 내수주가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철강,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홈쇼핑 등 환율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내수주는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주가도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인데다 미국 증시의 불안감이 더해져 하반기에는 내수주, 특히 내수부문의 대표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IT 대표기업들이 실적부진이란 우려를 씻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철강 =가격 상승과 내수부문의 수요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철강 내수는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에도 7%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국 EU 등이 잇따라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전체 생산량중 수출 비중이 25%에 불과해 내수증가로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환율하락(원고) 역시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재료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달러부채도 많아 원화가 평가절상될수록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3.4분기에는 26.8%, 4.4분기에는 84.2%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위원은 "철강업종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수익성 개선폭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돼 주가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실적개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POSCO와 INI스틸 등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틸리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틸리티 업종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하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의 관심이 턴어라운드(전환형) 종목에 집중되면서 다소 소외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경기방어주라는 업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실적호전이 돋보이는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분류될 만큼 이익개선이 기대되는 한국전력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최근 변화가 없는 전기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변수들은 우호적이어서 올해 순이익은 5천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외화환산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 =하반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76%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TV부문은 80만가구의 케이블TV 신규 가입에 따라 신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인터넷쇼핑몰 분야에서는 전년대비 1백%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시장규모가 3조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홈쇼핑 CJ39쇼핑 등 홈쇼핑 업체들에는 카드수수료의 인하, PB(자기브랜드상품)등 고수익 상품의 비중 증가 등 펀더멘털 관련 호재와 함께 수급사정도 눈에 띄게 개선될 전망이다. 외국인 지분한도가 현행 33%에서 49%로 확대됨에 따라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압력이 그만큼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도 확대 규정이 적용되는 내년 1.4분기중에는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세 유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LG홈쇼핑과 CJ39쇼핑의 올 연말기준 EPS는 각각 1만3백6원과 5천9백93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한 목표주가는 LG홈쇼핑 21만원, CJ39쇼핑 12만2천원으로 현 주가를 기준으로 30~40%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