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식투자 보고서를 만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조사.분석 담당자)에게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자 증권사들이 자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UBS 워버그의 삼성전자 보고서 파문 등으로 기업정보를 먼저 접하고 퍼뜨리는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과 교보증권은 26일 애널리스트가 담당 업종의 주식을 아예 보유하지 못하도록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낼 때 보유 종목을 공개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지침보다 한 발짝 더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주식투자를 전면 금지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굿모닝증권은 오는 7월부터 애널리스트가 모든 주식거래 내역을 회사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굿모닝증권은 이미 담당업종의 주식거래를 금지하고 특정종목에 대한 조사.분석을 제한하는 등 내부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금처럼 애널리스트에게 추천종목의 보유주식을 보고서에 고지하는 것 외에 자신이 보유한 전 주식 종목을 고지하도록 규제를 확대할 생각이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조치에 대해 내부에서는 일부 사건을 확대 해석해 애널리스트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 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정 정도의 윤리적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부 사건을 갖고 전체를 호도한다는 느낌도 있고, 증권사 안팎의 의심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보 선점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애널리스트가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고 정보에서 소외되는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강하게 규제를 할 필요는 있다"며 "그러나 지나친 규제는 차명거래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내부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위반때 처벌을 명문화하는 곳은 찾아 보기 힘들고 위반 사실을 적발하기도 쉽지 않아 `빛좋은 개살구'가 될 소지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