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보유 KT지분을 대거 매입,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을 놓고 KT와 KT의 자회사인 KTF에 상반된 기류가 흐르고 있다. 21일 이들 두 업체에 따르면 KT는 SK텔레콤이 자사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것에 대해 예상외로 `과히 나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KTF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KT 노동조합은 이와 관련, `KT 주식매각 완료에 따른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재벌 및 외국자본의 KT 경영지배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면서도 "(이번 KT지분매각 결과는) 노조가 삼성의 KT 경영권 장악 우려를 표시한 것이 일정 성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표명은 이 회사 노조가 "특정 재벌에 5% 이상의 지분이 돌아갈 경우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이에 대해 KT의 한 관계자는 "삼성보다는 SK텔레콤이 낫다는 생각이 대체로 직원들 사이에 우세하다"며 "KT가 삼성에 넘어갈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어차피 전기통신사업법 및 KT의 정관 등에 따라 KT의 경영권을 가질 수 없고 우리도 SK텔레콤 주식을 갖고 있어 상호견제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또다른 직원은 지난 83년 KT가 자회사로 설립, 94년 SK그룹에 넘겼던 것이 SK텔레콤이라는 과거사를 들어 "우리가 만들어놓은 자회사가 이제는 모기업을 집어삼키려한다니 기분은 좋지 않다"고 말해 KT내 반(反) SK텔레콤 기류도 흐르고 있음을 내비쳤다. KT의 경우 SK텔레콤이 대주주가 된 것에 대해 속으로 반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반면, KT의 자회사로 SK텔레콤과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F는 착잡한 표정이다. 어제의 적이었던 KT와 SK텔레콤이 상호 주식을 보유함에 따라 협력관계로 발전할 경우 모기업인 KT의 눈치를 봐야하는 KTF는 중간에 끼여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KTF의 고위 관계자는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며 "모기업인 KT의 최대주주가 우리의 경쟁자인 SK텔레콤이라니 어찌 껄끄럽지 않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더 두고봐야한다. 정부가 KT에 대한 SK텔레콤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뭔가 견제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F는 민영화된 KT와 더욱 굳건히 손잡고 유무선통합을 이뤄내 SK텔레콤을 압박,2005년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1위를 빼앗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