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운용사들이 하이닉스 회사채에 대한 상각률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전체 펀드규모에서 하이닉스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어 영향은 크지 않으며 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 투기등급 회사채가 거의 편입되지 않아 피해는미미할 전망이다. 2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현대투신운용이 지난달 26일부터 하이닉스 회사채에 대한 상각률을 기존의 20%에서 60%로 올린 것을 비롯해 한국투신운용도 지난달 30일 20%에서 50%로 높였다. 또 KIS채권평가가 이날부터 하이닉스 회사채의 시가를 종전의 8천원에서 5천원으로 낮춰 액면가의 50%로 평가한 데 이어 나머지 2개 채권평가회사들도 하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사는 펀드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채권평가회사들의 조정에 따라 추가로상각할 전망이다. KIS채권평가 관계자는 "MOU(양해각서)가 부결됐지만 채권단에서 제시한 50% 탕감 등을 고려해 채권의 회수율을 50%로 봤다"며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동안고평가 됐다는 점에서 시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신권이 보유중이 하이닉스 회사채는 1조2천억원 규모로이중 65%는 고객들의 환매에 따라 미매각으로 판매사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펀드에편입된 규모는 4천200억원 정도다. 따라서 상각률을 추가로 평균 30%포인트 올릴 경우 펀드에 가입한 고객 손실은2천억원 이하로 전체 펀드규모(166조원)의 0.1%대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피해는 미미할 전망이다. 실제로 한투운용의 경우 하이닉스 회사채를 4천72억원어치 갖고 있지만 이중 3천억원 이상은 이미 고객들의 환매에 따라 판매사인 한투증권이 보유하고 있으며 펀드에 편입된 규모는 900억원대다. 이 규모도 이미 20% 상각을 했기 때문에 현재 평가액은 700억원대이며 추가상각을 하더라도 펀드전체(17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2%도 안된다. 또한 이중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이 보유중인 규모가 300억원이 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추가상각에 따른 수익률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한투운용은 분석하고 있다. 한투운용 정원섭 채권운용본부장은 "펀드의 종류별로 수익률이 차이가 있겠지만개인들은 피해가 거의 없어 과거 대우사태와 같은 환매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이닉스 채권을 미매각으로 보유하고 있는 판매사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투증권의 경우 3천억원이 넘어 30%포인트를 추가로 상각한다면 대손충당금은지난 회계연도의 915억원에 이어 올해도 1천억원 가량을 쌓아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신권이 추가상각을 한다면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이 투자유가증권 손실로 실적이 악화되고 판매사들도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수익에 큰 영향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