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7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9.50포인트 떨어진 859.43을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2.74포인트 하락한 83.47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투매' 현상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최근 4일간 6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하락은 ▲전날 미국증시 폭락과 함께 외국인 매도세가 훨씬 강해진데다 ▲미수금이 1조2천억원에 이르고 주식형 수익증권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등 수급이 불안하며 ▲옵션만기일을 하루앞둔 상황이어서 매수세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와병설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앞으로 종합주가지수는 800선까지 밀릴 수있으며 코스닥시장의 경우 80선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세적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1.4분기 실적발표에 따라 다시 주가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장세에서는 가능한한 투자를 유보하되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외국인 매도에 무너진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강한 매도세가 오늘 주가하락의 핵심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은 이날을 포함 최근 6일 연속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며 1조2천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외국인 매도는 미국 경기상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미국 개별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미국증시가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미국뮤추얼펀드 자금 유출, 한국 주식 매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나스닥지수는 9.11테러 직후 1,423에서 2,059까지 44.9% 올라갔다가 조정을 밟고 있다"면서 "시스코.인텔.IBM 등 기술주들의1.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 미국시장의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기 역시 내수소비분야 중심의 과열로 인해 정부가 진정책을 내놓기에 이르렀고 수출경기는 뚜렷한 회복의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증시하락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함께 옵션 만기일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조2천억원이나 되는데다 미수금도 같은 규모여서 물량부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주식형 수익증권의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주가가 6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피로감이누적돼 있다"면서 "종합주가지수는 20일선인 880선이 깨지면서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 8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850선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되겠지만 8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60일 이동평균선인 80선까지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만큼 장기적 상승추세는 붕괴되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옵션만기일인 내일이 하락의 피크를 이루고불안장세는 다음주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다음주 중.후반부터는 1.4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상승하는 종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국면이 적어도 이달말까지 지속되고 심하면 5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투자를 중단한채 관망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그러나 굳이 투자를 원한다면 다시 오를 수 있는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하라고 권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상승 모멘텀을 상실한데 따른 주가 조정은 앞으로 2개월 정도 지속되고 종합주가지수는 8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지금부터 우량주식을 저가에 사두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