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뉴(New)" 국민은행은 명실상부하게 국내 리딩뱅크의 입지를 다졌다. 주택금융에서 90% 이상,소매금융에서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며 확실한 시장선도자의 위상을 굳혔다는 평가다. 작년 11월9일 합병 후 재상장된 이후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으며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을 제치고 어느덧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5.8%대로 높아졌다. 재상장 당시 68.38%였던 외국인 보유비중은 연초 72%까지 급상승,유통물량 부족과 이같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추가 상승까지 예견되고 있다. 은행 애널리스트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수적으로도 7만원 수준,낙관적으로는 연내 10만원까지의 주가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당초 1조8천억원대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약 1조5천억원대가 유력해 보인다. 이는 최고경영자(CEO)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작년 결산에서 최대한 잠재부실 요인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굿모닝증권 권재민 애널리스트는 "작년 결산에서 약2천억원의 부실처리 비용이 추가되고 종업원 인센티브와 특별상여금,명예퇴직비용 등 인건비가 당초 예상보다 2천여억원 추가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순이익을 1조5천78억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처럼 잠재부실 요인을 말끔히 제거한 데 힘입어 올해 순이익은 획기적으로 증대할 전망이다. 증권사에 따라 2조~2조3천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추정이라면 주당순이익(EPS)은 6천8백~7천원 정도로 추산되며 선진국 은행 중 최저 PER(주가수익비율) 수준을 적용하더라도 7만원까지의 상승은 무난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올해는 유가증권 운용규모는 늘리지 않는 대신 대출증가 목표를 작년보다 20% 가량 증가한 1백20조원으로 잡고 있다. 이런 계획은 국민은행의 대출이 대부분 주택금융이나 소매금융,중소기업대출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은 데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급격한 수익증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태 행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예수금 1백17조원,대출금 1백조원으로 예수금 초과 상태에 있어 굳이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금리조정의 선도자 역할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국민은행(합병 전 주택은행)은 작년 9.11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증시 안정을 위해 5천억원을 주식형펀드에 투입했다. 당초 리스크 확대요인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연말.연초 주가의 단기 랠리에 힘입어 현재 1천5백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이 투자자금을 환매할 경우 과도한 주식투자에 따른 리스크 요인이 제거됨은 물론 주당순자산가치를 6백원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굿모닝증권 권 애널리스트는 추정했다. 물론 국민은행에도 합병 후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전산통합망 확정에 따른 옛 국민은행 노조의 반발도 한 예다.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전산통합과 인원조정,그리고 자회사 정리 등에 따른 비용발생으로 올해는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지배력 강화에 따른 간접적인 효과와 대출 및 수신쳄恙【?유리한 금리조정에 따른 효과는 상당부분 기대할 만하다는 게 한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전략적 제휴 당시 지분 9.99%를 유지키로 한 ING그룹의 추가 출자문제도 남아 있다. 현재로선 정부 보유지분의 양도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