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터져나온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제휴협상 불발설이 상승세를 타던 거래소시장을 강타, 하락세로 주저앉혔다. 아직까지는 '루머'의 진위나 실현여부를 가늠할수 없으나 마이크론과 일본 도시바의 협상이 실현가능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연말.연초 증시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 협상불발설에 반도체주 급락 18일 거래소시장은 4일만에 상승세로 시작, 오전 한 때 14포인트 가까이 치솟았으나 오후들어 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 불발설이 나오면서 장막판 한 때 8.66포인트까지 추락, 하루 지수변동폭이 22포인트를 넘었다. 3일만에 재개된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잘 나가던 증시가 `루머' 한 방에 나자빠진 셈이다. 장후반 선물가가 현물가에 밀리면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갑자기 쏟아져 나온것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고정거래가 인상에 따른 미 반도체지수 상승 등 투자분위기 고조로 장중 8%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는 그나마 3.99% 상승으로 마감, 26만원선을 회복했으나 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반도체 관련주인 미래산업과 신성이엔지는 각각 9.37%와 9.62%, 디아이는 8.13%급락했다. 협상불발설의 충격은 은행주에도 미쳐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이 9%대의 하락률을 보였고 대구은행도 4%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업체인 주성엔지니어는 8%대, 동양반도체와 유니셈은 7%대의 하락세를 보였고 아토.원익.씨피씨.아큐텍반도체.코삼.피에스케이.STS반도체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협상불발설 사실일 경우 증시 치명타 미국의 반도체관련 뉴스제공업체인 `실리콘 스트레티지닷컴'이 " 마이크론이 일본 도시바와 D램 사업부문 제휴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 시장 분위기를 바꾼 결정타였다. 마이크론은 이미 지난주부터 도시바의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을 인수하기 위한협상에 돌입했으며, 타결되면 도시바의 D램 사업부문 전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 스트레티지닷컴은 "마이크론과 하이닉스간 협상은 `없었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를 인용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일단 하이닉스 문제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투자자들이 연말 장세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악재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소문처럼 백지화된다면 하이닉스의 회생여부가다시 시장의 발목을 잡아, 연말.연초 주식시장을 얼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약세는 물론 하이닉스에 여신이 많은 외환.조흥은행 등은행주와 증권주에 영향을 미쳐 장 전반의 투자분위기를 위축시킬 것이다. 그러나 협상불발설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날 경우 시장은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이 크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등 투자주체들의 관망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은 연말에 수익률을 고정시키는 한편 미국 시장의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혼조세를 감안해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주가지수가 연말까지 전고점인 704선(종가기준)을 뚫고 나가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지만 빠진다 해도 630선이 지지선이 될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조재훈 투자정보팀장도 "외국인은 큰 매매는 일단락하고 지켜보는 자세로 전환한 것으로 본다"면서 "700선을 치고 올라왔던 랠리 이후의 숨돌리기 국면이 연말까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개별 종목 중심으로 개인 매수세가 전개되는 가운데 별다른 변수가없다면 지수는 큰 폭의 변화 없이 보합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권거래소 황성윤 주식시황팀장은 "외국인은 내년 초를 바라보면서 관망세 속에서 매도 규모를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증시가 크게 빠지지 않는다면 지수는 650-68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