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호재와 악재가 맞선 가운데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종합지수는 650선에서 살짝 내려섰고 코스닥지수는 70선으로 밀렸다. 해외에서 악재가 나왔다. 미국 최대 전력기업인 엔론의 파산보호신청, 중동지역위기 고조,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재연 우려 등이 뉴욕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면 추가 상승의 덜미를 잡았다. 4일 증시는 그러나 '하이닉스 효과'를 이어가면서 악재를 받아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합병 기대감은 반도체와 하이닉스 관련주로 확산되며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는 하방경직성 강화를 도왔다. 미국 10월 개인소비,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제조업지수, 건설투자 등이 호전 신호를 보냈다. 전경련의 기업경기실사지수도 5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웃돌았다. 반면 수급은 상승 시도를 제한했다. 개인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지속했지만 기관이 환매 등에 대한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았고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섰다. 외국인은 장후반 매수우위로 돌아섰지만 주가지수선물을 대량 매도하며 지수관련 대형주를 압박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76포인트, 0.12% 내린 649.90에 거래를 마쳐 사흘만에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70.76으로 0.27포인트, 0.38% 내렸다. 최근 장중 변동성 확대가 진정되며 일중내내 보합권에서 등락했지만 물밑 움직임은 치열했다. 박스권의 중심부에서 향후 방향에 대한 엇갈린 전망으로 활발한 매매공방이 일어났다.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전날 수준을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프로그램 매매 등에 따른 지수관련주의 제약, 선물옵션만기부담, 해외변수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당분간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우려되는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개별종목장세나 순환매에 대비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라는 지적이 많다. 이날도 시장의 주역은 하이닉스가 맡았다. 하이닉스는 오후 한 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상승폭을 덜어내며 전날보다 7.91% 올랐다. 외환은행, 조흥은행, 현대상사, 현대상선 등 관련주가 이틀째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D램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안으며 2.45% 올라 23만원선에 등정했다. 유일반도체, 아펙스 등은 상한가를 채웠다. 그러나 주성엔지니어, 아남반도체 등은 하락해 반도체 관련주 전반에 매기가 확산되진 않았다. 통신주는 SK텔레콤, LG텔레콤이 소폭 오른 반면 하나로통신, 데이콤, 한국통신공사, KTF 등이 하락했다. 항공주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꺾었다. 대한한공은 약세로 마감했고 아시아나항공은 6.69% 오르는 데 그쳤다. 새롬기술, 다음, 안철수연구소, 퓨쳐시스템, 한국정보공학 등 인터넷주에 순환매가 몰렸다. 세기상사, 지나월드 등은 해리포터의 마법 효력을 즐겼다. 투자주체별로는 기관과 개인이 매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외국인은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했다. 기관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716억원, 7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각각 547억원, 82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350억원을, 코스닥에서 18억원을 순매수했으나 매수세를 일부 종목에 편중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서며 지수관련주를 압박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1,563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1,174억원 유입됐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