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작년 동기에 비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으론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전체 431개사의 매출액은 30조5천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조원으로 27% 줄었다. 특히 정보통신(IT) 산업의 경기침체로 벤처기업의 실적은 저조해 KTF, LG텔레콤등 일반기업의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전체수익성을 갉아먹는 '악역'을 맡았다. ◆코스닥기업, 1천원어치 팔아 75원 이익 신규등록기업을 제외한 431개 등록기업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5%로 작년 동기 8.2%에 비해 0.7%포인트 떨어졌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작년동비보다 14% 증가해 영업규모는 늘었지만 이익은 더 떨어졌다. 지난해 1천원어치를 팔아 82원의 이익을 남겼지만 올해는 75원의 이익 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IT산업의 경기침체에 따라 코스닥 내 비중이 높은 벤처기업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현상을 낳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4∼6월)와 3분기(6∼9월)만 따로 비교해볼 경우 코스닥 기업의 전체매출은 10조4천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0%, 경상이익은 37%, 분기순이익은 122% 증가했다. 코스닥 증권시장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이 주겠지만 코스닥 기업의 실적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조심스런 관측을 보였다. ◆일반기업 번돈 벤처기업이 까먹어 KTF, LG텔레콤, 국민카드, 기업은행 등 일반기업들의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벤처,벤처캐피탈사의 실적악화로 코스닥 기업 전체실적이 내려앉았다. 비금융업 416개사 가운데 KTF, LG텔레콤 등 일반기업의 매출은 17% 늘어나고 순이익은 166% 증가했다. 반면 벤처기업은 매출증가율이 5%로 저조했으며 영업이익은 87% 감소하고 순이익은 적자전환돼 전체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금융업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여 국민카드, 기업은행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벤처캐피탈은 매출이 75% 줄었고 순이익도 90%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반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9%로 작년동기에 비해 3%포인트 늘었지만 벤처기업은 1.0%로 7%포인트 감소했다. 일반기업들은 작년과 비교해 3분기에 1천원어치를 팔아 30원을 더 벌었지만 벤처기업들은 70원을 까먹었다. ◆KTF,LG텔레콤 등 4개사 제외시 실적미미 KTF, LG텔레콤, 국민카드, 기업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 4개사의 실적을 뺀 나머지기업의 실적은 보잘 것 없었다. 전체 431개사 실적 가운데 이들 4개사의 매출액 비중은 33%(10조원), 영업이익은 72%(1조6천억원)에 달했다. KTF의 순이익은 2천506억원으로 261.8% 증가했고 1천원어치 팔아 162원의 이익을 남기는 성과를 거뒀다. 특징기업별로는 흑자전환기업의 경우 LG텔레콤이 2천614억원 적자에서 1천178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아큐텍반도체도 28억원 적자에서 3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영실업은 디지몽의 판매확대로 분기순이익 증가율에서 4천164%로 1위를 차지했고 올해 신규등록한 강원랜드는 매출액영업이익율이 68% 늘어 상위를 기록했다. 옥션(517%), 하나로통신(206%)은 큰 폭의 매출증가율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