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10월이후 우리 주식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바이코리아'를 지속, 순매수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6일에도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1천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거래소에서 4일 연속, 코스닥에서 26일 연속 매수 우위를 유지했다. 시장 안팎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사자열풍'으로 종합주가지수는 570선에 다가섰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워낙 '질풍노도'여서 전문가들도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이다. 외국인 매수 원인에 대해서도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한 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1개월여만에 2조원 순매수 10월부터 6일 오후 2시30분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는 거래소시장에서 1조7천39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천126억원 등 2조5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전문가들이 대부분 약세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10월과 이달초 외국인의 '사자'는 거침없이 계속됐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9월말 479.68에서 6일 567.76(오후2시30분 현재)으로 18%(87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외국인이 주도하는 '가을랠리'는 지난 1월과 4월 랠리를 떠오르게 하고 있다. 1월 랠리 때는 500선에서 627까지, 4월 랠리 때는 490에서 633까지 올랐었다. 당시의 랠리도 미국의 금리인하, 낙폭과대 논리 등을 재료로 한 외국인 매수로 가능했다. 다만 1월, 4월 랠리와 현재의 랠리가 다른 점은 경기와 기업실적 악화가 지표상으로 계속되고 있음에도 별로 반영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전략팀장은 나올 악재는 이미 모두 드러났다고 투자자들이 믿고 있는데다 그동안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커졌다는 점이 1월, 4월 랠리 때와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사자' 얼마나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지금까지의 매수 기조에서 금방 매도로 전환하지는 않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매수세는 다분히 이머징마켓에서 한국시장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에 매수 강도가 약해질 수는 있어도 '사자'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뮤추얼펀드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계속되는 것은 아시아권에서 한국경제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전통산업과 IT산업간 산업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져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나 대만, 싱가포르 등에 비해 우리 경제가 견조하기 때문에 아시아권 포트폴리오 교체시 한국물을 선호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 테러사건 이후 전세계적으로 금리인하와 재정부양책이 실시되면서 잉여유동성 장세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교보증권 김석중 리서치담당 상무는 테러사태를 전후해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가 극도로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과잉공급된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경제가 내년에 회복될 경우 레버리지 효과가 가장 큰 시장이 한국이며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의 외채문제도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를 부추기는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 박 팀장은 1월과 4월 랠리때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조5천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랠리에서의 외국인의 매수도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