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좁은 폭에서 잔잔히 흘러가고 있다. 지난 나흘 연속 급등에 따른 조정이 예상됐지만 외국인이 매물을 받아내면서 낙폭 확대를 용인하지 않고 있다. 전날 414억원 어치를 사들였던 외국인은 17일 정오 현재 전날 순매수 규모를 뛰어 넘는 48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중이다.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주로 순매수 종목이 환율 수혜주였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LG전자, SK 등 중가권 우량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부 우량 은행주에 대한 매수세 또한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20분 현재 580.95로 보합을 가리켰다. 코스닥지수는 69.34로 0.30포인트, 0.43% 올랐다. ◆ 순환매 일단 멈춤 = 은행, 건설, 보험 등 소위 트로이카 대중주의 시세 탄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건설업종 지수만 1% 안팎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을 뿐 은행과 보험업종 지수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은 닷새, 보험은 나흘만의 조정이다. 거래소 저가 대중주가 조정을 받음에 따라 투자자의 시선은 자연스레 코스닥 쪽으로 옮겨 붙고 있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인터넷 관련주가 3~6% 급등세를 나타내는 등 코스닥 저가 메리트가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현정환 SK증권 책임연구원은 "거래소 저가 대중주가 한 박자 쉬어감에 따라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거래소 저가주와 코스닥의 대체 관계가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으로 매기가 분산되고 있는 데다 주말 효과까지 겹쳐 종합지수 조정 폭이 오후 들어 깊어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투자 심리가 여전히 긍정적이어서 상황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 여전히 부정적인 펀더멘털 = 6개월 후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8.4로 100.3을 기록했던 지난 6월에 비해 떨어졌다. 6개월째 상승세를 접고 7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는 지난 5, 6월 두 달 연속 100을 넘었으나 7월에는 97.2로 급락,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게 후퇴했음을 나타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8.2로 지난 6월에 비해 하락, 7개월만에 내림세로 반전했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상승은 지난 1월, 4월과 마찬가지로 유동성 장세에 의존한 상승 시도"라며 "따라서 연초 이후 계속돼온 500~630 박스권 등락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