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의 주가 향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중 하나인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시장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증시 거래대금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은 지난 3월초부터 줄곧 공격적 투자 패턴을 보여 왔으나 최근 소극적 자세로 돌아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개 증시의 외국인 거래 실적은 지난 5월21∼25일 1천1백17억엔 매수우위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매수우위는 이로써 10주째 계속됐다. 그러나 5월 넷째주의 매수우위는 금액기준으로 볼 경우 피크 때의 30% 수준에 불과해 외국인의 주식 매입 열기가 급속히 냉각됐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시 분석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우위가 감소로 본격 반전된 시기를 5월 둘째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과 고이즈미 내각 발족에 따른 기대감을 배경으로 시장에 적극 개입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보이지 않자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자세 전환은 증시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5월7일 1만4천5백29엔으로 연중 최고치까지 올라갔지만 그후 서서히 기력을 잃으면서 6월1일에는 1만3천2백61엔까지 밀려났다. 증시 분석가들의 견해는 외국인의 자세가 당분간 크게 바뀌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기울고 있다. 우선 하이테크 업종을 중심으로 한 일본 기업들의 영업실적 악화 전망이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딘플레밍투신의 고문은 "지금은 그런대로 수개월간 기업들이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고이즈미 내각의 구조개혁도 실제 효과는 2002년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며 외국인에게 더 이상 매력이 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