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기업의 매물벽 돌파여부가 증시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은 지난 1-2월에 만들어둔 고점 부근에서 매물과 뜨거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종목이 매물벽을 뛰어넘어 상승탄력을 붙일 경우 덩치 큰 대형주가 가볍게 움직이는 장세가 예상된다.

매물에 밀릴 경우 다시 중소형 실적주 중심의 순환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매물대 돌파 종목=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가운데 포항제철 기아자동차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은 매물부담이 별로 없다.

최근 연일 신고가 경신 행진을 벌였던 포철은 올들어 거래된 물량의 75.68%(2천1백92만주)가 몰려있던 최대 매물밀집구간인 9만∼11만원까지의 가격대를 거뜬히 뛰어넘었다.

남아있는 매물은 11만5천원대에 거래됐던 3.39%(98만주)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체 거래량의 26.17%(4천10만주)가 몰린 1만7천원대의 매물벽을 이미 지난달 돌파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월중순부터 전체 거래량의 48.06%(6천4백32만주)가 집중돼있던 매물 소화과정을 거쳐 지난달까지 모두 끝냈다.

삼성증권과 삼성화재도 각각 4만원대로 올라서면서 추가 매물부담이 없어진 상태다.

◇돌파시도 종목=삼성전자 삼성전기 SK 조흥은행 등이 매물 소화과정을 거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 가량의 매물이 남았다.

그러나 주가가 23만원대로 올라서면서 매물부담이 많이 줄었다.

올들어 23만원 위에서 매매된 거래량은 전체의 3.56%(2백62만주)에 달한다.

23만원대에 거래된 물량 6백73만주(9.13%)를 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기는 거래량의 8.00%(3백48만주)가 포진해 있는 4만7천원대에 진입해 있다.

SK는 1만6천5백∼1만7천원대의 2.93%(2백35만주)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은 2천7백원대의 10.38%(9천4백49만주)의 매물대와 맞닥뜨렸고 위로 4.66%(4천2백41만주)가 남아있다.

◇매물벽이 두터운 종목=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은 매물이 많은 편이다.

SK텔레콤은 22만원대에 몰려있던 1차 매물벽(19.64%,5백36만주)을 뚫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23만원 위로 31.56%(8백62만주)의 매물이 쌓여있다.

한국통신도 6만원에서 8만원대까지 줄줄이 매물이 대기하고 있다.

7만원 초반대에 13.96%(9백36만주)가 남아있는 것을 비롯해 8만원대까지 60.92%(4천만여주)나 대기중이다.

한국전력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최근 2만2천5백원대의 12.38%(1백94만주)의 매물을 소화해냈지만 2만4천대에 13.02%가 남아있고 2만5천원 위로도 매물벽이 두텁다.

이밖에 국민은행 신한은행 주택은행 담배인삼공사 삼성SDI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중공업 등도 매물벽이 상당히 남았다.

◇진단=증시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매물벽이 대부분 소화돼야 핵심블루칩이 전면에 나서서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 종목이 매물벽을 뚫지 못할 경우 우량 중소형주 중심의 개별종목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팀장은 "구경제주로 통하는 경기민감주들은 매물대를 대부분 돌파한 상태"라면서 "IT(정보통신) 계열의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이 지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블루칩들이 매물벽을 통과할 경우 지수 상승폭이 커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소형주와 금융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지수 오름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