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최근 게걸음을 걷고 있는 움직임과 별 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달러/엔 환율에의 집착은 여전한데다 시장 수급상 방향성을 드러낼 만한 요인들이 부각되지 않고 수면 아래 잠재해 있는 까닭이다.

시장거래자들 대부분은 이번주 환율을 ''1,290∼1,310원''의 박스권 범위로 잡고 있다.

월말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최근과 같은 환율움직임에선 네고장세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함께 한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 유입기대감 등이 시장에 각인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환율을 직접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은 달러/엔이다. 거래자들은 달러/엔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 달러/엔과 ''이별은 아직…'' = 지난주 시장거래자들은 달러/엔과 연결고리가 아직 단단함을 확인했다.

시장거래자들은 고점매도시점을 찾는 눈치가 완연함에도 섣불리 달러/엔 방향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이를 주저했으며 환율상승을 이끈 요인은 유일하게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였다.

달러/엔이 123엔을 지지하고 있으면 1,300원은 지켜졌으며 122엔대는 1,290원대의 움직임을 담보했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비중은 거의 7∼80%라고 봐야한다"며 "달러/엔도 최근 122∼124엔의 박스권에서 움직였고 움직일 것을 예상하면 이번주에도 1,290∼1,310원 범위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FDI나 대우 등 기타 구조조정 현안이 가시화돼 실질적인 호재로 작용해야 엔과의 연결고리는 끊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전에는 달러/엔 동향을 보고 거래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엔화의 방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넓게는 ''120∼125엔''의 범위는 유효하다.

일본 정부는 유동성 확대 등의 금융완화정책을 통해 일본 경제의 회복을 꾀하고 있어 이는 엔화약세를 지탱하고 있으며 125엔 이상으로는 중국정부의 위안화 절하설, 미 경제에 대한 우려감 등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와 엔화 환율은 양국간의 근접성을 대변하듯 아직 동행이 편하다는 눈치다.

소수지만 달러/엔이 바닥을 보고 올라오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한동안 조정장세가 지나고 달러/엔이 상승세를 조금씩 타고 있다"며 "달러/엔과 이에 따른 역외세력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환율이 급류를 타지는 않겠지만 일본과 한국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지난주 123엔대 움직임을 회복한 달러/엔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상하방 경직성, 기대감 충족의 시기조절 = 이달 들어 환율은 고점 1,310.20원, 저점 1,287원으로 이동폭은 23.20원, 특히 지난주는 16.20원에 그쳐 4월에 비해 변동성이 극히 축소됐다.

시장거래자들의 이번주 전망은 이달 들어서의 움직임을 근거로 한다.

외국인직접투자(FDI)자금,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국내 구조조정 현안 등의 기대감이 이달들어 점차 강해지면서 환율하락 기운은 거세졌다. 그러나 이같은 기운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달러/엔 환율상승이었다.

장중 환율흐름은 고인 물마냥 심드렁하다. 시장참가자들의 거래의욕은 크게 상실됐다.

위아래 고정돼 있다시피한 범위내에서 시장관계자들은 수면 아래 잠재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사건''이 터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언제 터지느냐''에 따른 시기조절이후 환율은 쳇바퀴에서 탈피해 아래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CRT분야 지분의 필립스양도, 21일부터 시작되는 하이닉스반도체의 로드쇼, 현대투신의 AIG매각, 한국통신 해외 주식예탁증서(GDR)발행, 대우차 인수 관련 GM관계자 방한 및 발표설, SK텔레콤지분의 NTT도코모 매각 등 외자유치 및 구조조정 현안 해결 등은 공급우위 장세의 현실화를 전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요인이다.

또 LG유통이 5월중 프랑스계 대형유통업체인 카지노와 5억달러 가량의 지분양도를 통한 제휴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는 점도 가세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을 담보로 마냥 달러매도(숏)플레이에 나설 수만은 없다. 달러/엔의 상승이라는 눈앞의 현실앞에 마냥 뻣뻣해 질 수 있는 거래자는 거의 없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FDI 등의 환율하락을 위한 모멘텀은 있지만 FDI는 소리소문없이 가시화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음을 감안하면 기대감에 의한 하락안정세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기타 변수요인 = 이밖에 21일 22일 이틀간 방한하는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평가팀에 의한 신용등급 상향조정설이 있으나 당장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기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또 월말이라는 네고요인이 부각될 수 있는 한 주지만 최근 업체 동향으로 보아 큰 기대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시장관계자는 "시중자금 사정이 좋아 당장에 급한 기업을 제외하고 구태여 네고를 내놓을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 120억달러를 넘어서 계속 늘고있는 거주자 외화예금도 이같은 움직임을 반증한다.

또 22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될 예정이다. 4% 달성여부를 놓고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GDP성장율은 향후 정부가 6월중 발표할 종합적인 경제정책방향과 직결시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환율 방향을 놓고 정부의 의향을 읽어낼 필요도 있다.

지난주 정부는 물가대책 장관회의를 열어 최근 급등하고 있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환율·금리를 안정시키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600선을 넘어선 주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다소 외환시장과의 연관성이 느슨해졌지만 지난 1월이후 처음으로 600선을 넘어선 주가가 위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경우 환율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금요일 2,80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분도 이번주초 달러공급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

▲ 은행권 딜러 환율전망 (2001.5.21 ∼ 5.25)
------------------------------------
    딜  러       전망치
------------------------------------
ABN암로  강 탄과장   1,290∼1,310
산업은행  강한호과장   1,285∼1,313
BNP파리바 김종수부장  1,290∼1,310
한미은행  류현정과장   1,290∼1,310
BOA    송화성지배인 1,290∼1,310
도이치은행 신용석부지점장 1,295∼1,315
제일은행  유동락대리   1,280∼1,320
주택은행  유 삼계장   1,290∼1,310
스탠다드  양호선부장   1,300∼1,310
외환은행  이정태계장   1,290∼1,310
HSBC   이주호부장   1,290∼1,310
국민은행  이창영과장   1,300∼1,320
아랍은행  정운갑지배인  1,290∼1,310
NAB    홍승모과장  1,290∼1,310
-----------------------------------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