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현직 직원 등이 포함된 작전세력이 코스닥의 IHIC(옛 신안화섬)의 주가 시세를 조종한 것이 적발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IHIC 시세조종에 관련된 계좌의 금액은 현재까지 약 20억원대에 달하고 있으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관련 금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금융감독원이 올해초 증권업협회로부터 IHIC의 시세조종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구체적인 혐의를 잡았다"며 "금감원이 조만간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관련자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HIC 시세조종에 가담한 세력의 명단에는 삼성언론재단의 현직 과장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작전세력이 IHIC의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조정에 나선 시점은 이 회사의 주가가 폭등했던 지난해 10월께"라고 밝혔다.

주가조작은 삼성언론재단의 정모 과장이 재단 공금을 빼돌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IHIC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에서 e-삼성 등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던 이성주(현 IHIC대표)씨가 인수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A&D(인수후 개발)에 나선다는 재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초 1만6천원(액면가 5백원)에서 11월10일에는 12만5천원까지 급등, 한달여동안 10배 이상이 올라 주목을 받았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13일 "정씨가 재단 운영자금을 동원해 IHIC 주가조작에 개입했으며,이를 뒤늦게 확인한 재단측이 이달초 정씨를 횡령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씨의 횡령자금은 2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언론재단은 13일 금명간 정씨의 횡령혐의와 이에 대한 재단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언론재단은 정씨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재산내역을 조사, 가압류조치를 취하는 한편 정씨 보유주식의 명의를 재단명의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