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등 국내 기관투자가가 상승장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외국인이 연초부터 대규모 순매수를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도 11일 2천4백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나서며 활발한 매수의욕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신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투신사들은 이에대해 장세를 비관적으로 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그동안 단기상승폭이 높은데 따른 이익실현욕구가 작용한데다 새마을금고 환매가 일시에 몰려 매도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550선으로 내려가면 언제든지 주식을 사들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비관적 장세관 때문이 아니라 펀드수익률 하락으로 체득한 "학습효과"때문에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연초 장세는 외국인(순매수)대 개인및 기관(순매도)의 힘겨루기로 펼쳐져왔다.

외국인의 경우 작년 12월26일 시작한 순매수행진을 지난 10일까지 지속했다.

비록 11일 소폭 매도우위로 돌아섰지만 급락세를 보였던 지난 10일에도 1천8백54억원을 순매수하는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올들어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던 개인들도 11일부터는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순매수규모도 2천4백23억원에 달해 옵션만기일에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을 뚫고 지수상승을 이끌어낸 주역이 됐다. 문제는 기관투자가다.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는 이날 하룻동안에만 2천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여 찬물을 끼얹었다.

비록 옵션만기일에 따른 매물을 감안한다고 해도 규모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관중에선 투신이 특히 심하다.

투신사는 올들어 지난4일 하루만 제외하고 줄곧 매도우위를 보였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1천2백68억원의 매물을 쏟아부었다.

◆투신 순매도 배경=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장세에 대한 비관적 전망때문에 매도우위를 보이는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다만 단기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환매에 대비한 현금확보차원에서 매도우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1천2백68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던 지난 10일엔 새마을금고 펀드 환매라는 특수요인이 작용했다고 한다.

대형 투신사들은 그동안 새마을금고를 펀드에 가입시키는 형식으로 콜자금을 빌려 써왔다.

그러나 새마을금고 연합회가 이를 금지,올들어 새마을금고가 일시에 펀드를 환매했다.

환매는 특히 지난 10일 집중됐다.

이로 인한 주식매도자금이 2천억원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투신사들은 추산했다.

이재현 대한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지난 10일의 경우 새마을금고의 펀드환매로 인해 매물이 일시에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투신사들이 작년말 주식을 다소 확보한 상태라 주가가 오를 때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소폭의 순매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순호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주가가 600선에 근접하자 소규모이긴 하지만 펀드환매가 들어오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며 "신규자금 유입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밝혔다.

◆투신사의 장세전망=투신사들은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환매라는 특별요인이 지나간 만큼 탄력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록 신규자금 유입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주식편입비중이 아직은 낮아 매수여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신의 정 팀장은 "현재 상태로 봐서 종합주가지수는 650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550~560선에서는 언제든지 주식비중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신사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은 평균 62%로 최대 95%까지 주식을 살수 있는 규정을 감안하면 매수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