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수급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이 6일째 ''사자''에 나서고 있으며 투자신탁도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쌍끌이 장세가 3일간 전개되고 있다.

고객예탁금도 4일째 증가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이같은 수급여건 개선을 주가상승의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특히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는 국내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를 유도하고 있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이날 장 마감 선물·옵션과 연계한 대규모 투기성 매물로 한꺼번에 주가가 약세로 마감했지만 주가는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배경=외국인은 올들어 지난 8월까지 12조원을 순매수해오다 9월부터 ''팔자''로 방향을 틀었다.

9월 한달간 1조원을 순매도했으며 10월에도 3천7백억원의 매도우위였다.

그러나 지난달 30일이후 이날까지 6일간 3천7백억원을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차익을 겨냥한 헤지펀드 자금의 유입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증가에 따른 게 주된 배경"(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한국증시를 투자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미국 뮤추얼펀드중 ''글로벌주식펀드'' 자금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9천8백만달러 증가했다.

또 ''인터내셔널주식펀드''는 20억4천1백만달러,''이머징마켓주식펀드''는 2억4천6백만달러,''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주식펀드''는 1억1천3백만달러씩 각각 늘어났다.

안 연구위원은 "이머징마켓펀드와 아시아퍼시픽펀드는 오랫동안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2주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추세전환으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한국시장과 관련된 해외자금 사정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태도 바꾼 기관=투신권은 펀드환매 여파로 올들어 10월까지 7조2천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이후 매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8일간 1천8백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7일 국민연금등 연기금이 투신사 주식형 펀드에 자금을 맡기면서 투신사에 매수여력이 서서히 생기고 있다.

또 뮤추얼펀드 만기도래에 따른 주식매도공세도 피크를 지난 만큼 투신권의 악성매물은 해소된 셈이다.

물론 주가가 오르면 기관의 매도공세가 다시 기승을 부릴 개연성은 없지 않다.

이춘수 대한펀드매니저는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600선을 돌파할 경우 기관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자금사정이 비교적 넉넉한 보험권도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선물과 현물을 연계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천억원대로 감소한 점 또한 수급개선의 징조다.

◆바닥 찍은 고객예탁금=지난달 30일 6조9천1백44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지난 4일 7조2천8백65억원으로 5일간 3천7백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동안(10월27일∼11월2일) 개인의 순매도 금액이 3천5백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백억원이 증시로 새로 들어왔다.

박관종 태광투신 펀드매니저는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등으로 주가가 꿈틀거리자 그동안 망설였던 일반인들이 하나둘씩 증시로 기웃거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