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새 수요예측제도(기관투자가 예비청약)의 적용으로 공모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등록(상장)추진 기업들이 공모일정을 늦추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등록심사를 통과한 뒤 아직까지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30여개 기업은 대부분 코스닥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난 뒤 공모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장불안으로 공모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리 매를 맞을 필요는 없다''는 것.

실례로 온세통신은 당초 9월 중순께 공모주 청약을 마치려던 계획을 10월 중순 이후로 미룬 상태다.

주간사 증권회사인 리젠트증권의 김형철 대리는 "공모물량이 1천만주나 되는데다 시장상황이 불안해 온세통신 측에서 청약시기를 일단 1개월 늦췄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시장불안이 지속되면 더 늦춘다는 게 발행회사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시스템통합업체인 포스데이타는 당초 10월초까지 공모주 청약을 마치려던 계획을 11월 중순으로 한달반 가량 미뤘다.

김진욱 과장은 "코스닥시장의 같은 업종에 속한 종목들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어 공모시기를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생명공학 관련업체인 바이오스페이스는 당초 9월 중 공모주 청약을 받으려던 계획을 1개월 이상 늦추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 회사의 백관식 부장은 "투신권의 가격후려치기로 공모가가 낮아지고 있어 공모자금 조달이 제대로 될지 걱정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증권사 인수팀 관계자들은 그러나 기업들이 무작정 공모시기를 늦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연말에는 공모주 청약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훈 동원증권 기업금융부 차장은 "자금집행 일정상 대부분의 기업이 연내에 청약을 받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준 LG투자증권 기업금융팀 대리는 "등록심사통과후 6개월 이내에 청약을 마쳐야 하는데다 내년에는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