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간접투자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데다 관련법규의 개정도 늦어지고 있어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9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와 투신운용사를 합친 뮤추얼펀드의 총 설정규모는 올들어서만 2조4천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 1월말 7조4천억원이던 설정액이 6월말 현재 5조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펀드의 만기도래물량에 비해 신규자금유입액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자산운용업계가 바라고 있는 법규의 개정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아예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어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됐던 기초자본금 축소안(8억원->4억원)은 아직 시행되지 못한 상태며 줄곧 요청해 온 완전개방형 상품허용문제도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또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비중이 제한돼 있는 은행과 보험사의 규정도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은행업법과 보험업법은 각각 다른 회사 발행주식의 15%와 10%를 초과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뮤추얼펀드도 하나의 회사로 취급되므로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투신운용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관투자가의 펀드 가입이 제한돼 있는 셈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 전반이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좀 더 지속될 경우 그동안 일궈 놓은 수조원대의 시장을 한꺼번에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